Ⅰ. 서 론
성인들뿐만 아니라 대부분 어린이는 치과 치료에 대한 불안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단지 통증 때문이 아니라 치과 치료의 과정이 인체의 다양한 감각이 밀집된 얼굴과 근접하여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성인의 경우에는 성장 과정에서 인내와 스트레스를 이기는 경험을 하였기에 치과 치료에 대한 두려움이 행동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어린이의 경우에는 경험과 정서발달의 과정 중에 있기에 치과 치료에 대해 불안해하고 당황하거나 두렵게 느끼는 경우도 빈번하다. 이로 인하여 어린이의 치과 치료에 대한 반응은 치과 치료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가 된다. 어린이의 신뢰와 믿음 속에서 협조를 얻는 것은 성공적인 치과 치료의 첫걸음이 되는 것이다. 어린이의 협조를 얻어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치료를 제공하기 위하여 심리적 행동유도, 약물을 이용하는 진정요법, 전신마취 등의 다양한 방법들이 개발되어 임상에서 활용되었다. 이 중에서 행동과학의 연구를 통해 ‘행동유도’라는 독립된 분야가 발전해왔다[1]. 과거에는 행동조절이라 하였으나, 의사소통의 중요성과 치과 진료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로의 유도가 강조되어 행동유도라는 표현으로 변경되었다[2]. 행동유도에는 분산, 모방, 체계적 탈감작법, 음성조절 등의 심리적 접근, 보호안정법과 입가리기와 같은 물리적 접근, 그리고 진정요법과 전신마취와 같은 약물적 접근방법 등이 있으며 어린이 환자의 상태와 관련하여 선택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성인치료와 구별되는 소아치과 영역의 또 다른 특징은 의사소통이 의사 - 보호자 - 환자의 삼각 상호관계를 통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이를 소아치료 삼각 이론이라고 표현하며 최근에는 삼각형에 사회 환경 요인이 추가된다[1].
과거에는 부모의 결정이 무시되고 치과의사의 단독결정으로 치료를 진행하는 경향이 있었으나, 최근에는 인권의식의 발전과 환자 중심적 사고의 확산으로 부모의 동의를 통해 행동유도법 등을 선택하고 있다. 치료 시 사용하려는 행동유도 방법에 대해 보호자에게 설명하고 동의를 얻는 것이 필수적으로 되었으며 이것은 보호자뿐만 아니라 어린이의 행동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보호자는 어린이와 상호작용을 하면서 어린이의 생각과 행동에 영향을 준다. 김[3] 등은 어린이의 치과 불안도와 부모의 치과불안도는 상호관계성이 존재한다고 보고하였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통증이 있는 의과적 치료 환경뿐 아니라 치과 치료 시에도 보호자의 태도는 자녀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라고 하였다[4-7]. 따라서 행동유도법과 관련된 보호자의 인식 연구는 중요하다. 하지만 이와 관련된 국내 연구는 매우 제한되어 있는 실정이다.
Ⅱ. 연구 대상 및 방법
1. 연구 대상
본 연구를 위하여 2016년 11월부터 2017년 1월까지 강동 경희대학교 치과병원 소아치과 외래 진료실에 내원한 환자 보호자 중 연구 참여에 동의한 11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하였다. 이 중에서 10세 이상인 환자와 응급상황으로 내원한 어린이 환자의 보호자는 연구 대상에서 제외하였고, 최종적으로 연구대상에 포함된 보호자는 106명이었다.
2. 연구 방법
소아치과에서 주로 사용되는 행동유도법에 대한 인식도를 평가하기 위해 환자의 보호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시행하였다(Fig. 1, 2). 설문지 작성 전 연구 책임자는 연구의 목적 및 방법, 소요시간에 대해 설명을 하였다. 연구 책임자는 연구 참여에 동의한 보호자에게 진료 시작 전 설문지를 배부하였다. 한 명의 연구 책임자가 각각의 행동유도법에 대한 문항을 읽어주고 질문에 대답하는 방식으로 구두 설명을 진행하였다.
작성이 완료된 설문지는 수거되었고 환자의 전자 차트 기록을 열람하여 일반적인 특성을 조사하였다.
3. 설문조사 문항
설문지의 일반적 특성에 대한 질문에는 보호자의 성별, 연령대, 환자와의 관계, 환자의 형제 관계, 환자 혹은 형제의 치과 치료 경험 유무, 이전 치과 치료 시 환자의 행동에 대한 보호자의 평가 항목이 포함되었다. 말-시범-시행법(Tell-show-do; TSD), 음성조절법(Voice control; VC), 아산화질소-산소 흡입진정법(Nitrous oxide; N2O), 의료진에 의한 보호안정법(Protective stabilization by staff), 기구에 의한 보호안정법(Protective stabilization by device), 의식하 진정법(Sedation), 전신마취법(General anesthesia)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포함한 문항을 통해 보호자의 인식도를 평가하였다. 그리고 보호자 분리 여부에 대한 선호도와 치과 진료에 비협조적인 경우 보호자의 인식을 평가하기 위한 항목이 포함되었다.
설문지에 포함된 행동유도법은 개정된 미국소아치과학회(AAPD; American Academy of Pediatric Dentistry)의 2015년도 지침을 참고하여 현재 소아치과 영역에서 자주 사용하는 방법을 선택하였다. AAPD의 지침은 각 방법의 목적, 적응증과 금기증에 대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2]. AAPD의 지침에 의하면 말-시범-시행, 음성조절, 아산화질소-산소 흡입진정법은 기본 행동유도법에 속하며 보호안정법, 의식하 진정법, 전신마취법은 고급 행동유도법에 속한다.
4. 통계처리
행동유도법에 대한 인식도에 대한 각 질문에 대해 1점은 매우 부정적, 2점은 부정적, 3점은 보통, 4점은 긍정적, 5점은 매우 긍정적으로 Likert 5단계 평점 척도를 사용하였다. 행동유도법에 대한 문항들의 신뢰도는 Cronbach's α 값을 구하였고, 연구 대상자의 일반적인 특성을 알기 위해 빈도와 백분율을 구하였다.
연구 대상자와 환자의 일반적인 특성과 보호자의 행동유도법에 대한 인식도의 연관성에 대해 독립표본 T 검정(Student’s t-test)과 일원배치 분산분석(one way ANOVA)을 시행하였다. 사후 검정으로는 Tukey test를 시행하였다. 각 행동유도법에 대한 보호자의 인식도에 대한 유의차 검사를 위해 반복측정 분산분석(repeated-measures ANOVA)을 시행하였고 사후 검정은 Bonferroni’s method를 시행하였다. 통계분석은 SPSS (Ver. 20.0, SPSS Inc., Chicago, IL, USA) 프로그램을 이용하였다. 연구는 강동 경희대학교 치과병원의 임상 연구 윤리 위원회(Institutional Review Board, IRB)의 지침에 따라 진행하였으며, 심의 절차 과정을 통과하였다(KHNMC 2016-06-035-003).
Ⅲ. 연구 결과
1. 보호자와 환자의 일반적인 특성
보호자의 일반적인 특성은 설문지를 통해, 환자의 일반적인 특성은 전자 차트 열람을 통해 조사되었다(Table 1). 어린이 환자와 함께 방문한 보호자 중 78.3%(83명)는 어머니로 3분의 2를 차지하였으며, 19.8%(21명)는 아버지, 그리고 나머지 1.9%(2명)는 할아버지나 할머니였다. 따라서 방문자의 대부분은 부모였다. 보호자의 연령대는 63.21%(67명)가 30대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서 40대가 27.4%(29명)였다. 그리고 20대와 50대가 각각 5.6%(6명)와 3.8%(4명)였다. 환자의 성별은 남성이 51명 여성이 55명으로 거의 비슷한 비율을 차지하였다. 환자의 연령대는 3세가 24명(22.64%)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서 4세, 5세, 6세가 각각 19명, 19명, 20명으로 비슷한 수를 차지하였다. 7 - 10세는 모두 20명이었다. 그리고 2세 이하도 6명(5.7%)을 차지하였다. 이전의 치과 치료 과정에서 행동은 좋았다 와 매우 좋았다가 각각 32명과 3명이었고 나쁘다 와 매우 나쁘다가 39명과 4명으로, 좋은 편이 총 35명 그리고 나쁜 편이 43명이었다.
2. 보호자의 행동유도법에 대한 인식 및 관련 요소와의 연관성
1) 보호자의 행동유도법에 대한 인식
행동유도법에 대한 7개 항목들의 내적 신뢰도는 Chronbach’s α값이 0.731로서 비교적 신뢰할 수 있는 문항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각 행동유도법에 대한 보호자의 인식도를 평균 냈을 때 말-시범-시행 방법이 4.42 ± 0.84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어서 음성조절이 4.23 ± 0.80으로 4점대를 보였고, 의료진에 의한 보호안정법, 아산화질소-산소 흡입진정법, 기구에 의한 보호안정법 은 각각 3.58 ± 0.84, 3.26 ± 0.97, 3.07 ± 1.02로 3점대를 보였다. 그리고 의식하 진정법과 전신마취법이 각각 2.9 ± 0.96과 2.08 ± 0.92로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분산분석결과 몇 가지 행동유도법의 인식도 사이에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Table 2)(p < 0.05). 전신마취법은 다른 행동유도법에 대한 인식도 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낮은 수치를 보였다(p < 0.05). 그리고 말-시범-시행법과 음성조절법에 대한 인식도는 다른 행동유도법에 대한 인식도보다 유의하게 높은 수치를 보였다(p < 0.05). 이외의 행동유도법 간의 인식도 차이는 유의성 있게 나타나지 않았다(Fig. 3).
진료 시 보호자 분리와 관련된 항목에서는 진료실에 함께 있겠다는 응답이 85.85%(91명), 상관없다가 11.32%(12명), 진료실 밖에 있겠다는 응답이 2.83%(3명)였다.
진료 시 어린이의 협조도가 안 좋을 경우 설명을 통해 긴장을 풀어주는 방법으로 진료를 진행하길 바란다는 응답이 50.83%(67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서 보호자에게 다시 상의해주길 바란다는 응답이 15.83%(19명), 치과의사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응답이 12.5%(15명)로 뒤를 이었다. 그리고 설명 후 보호안정법을 사용하겠다는 응답이 10%(12명), 설명 후 의식하 진정법을 진행하겠다는 응답이 6.67%(8명), 치료를 연기하겠다는 응답이 4.17%(5명)이었다(Table 3).
어린이 환자가 치료 도중 갑작스럽게 비협조적으로 돌변해 보호안정법을 사용해야 하는 상황에 대한 질문에는 위험한 상황에 처하지 않을 정도만 허용할 수 있다는 대답이 56.60%(60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서 이번 치료는 허용하고 다음 치료 시에는 다른 행동유도법을 사용하겠다는 대답이 33.96%(36명), 다음 치료시에도 물리적 방법을 사용하는 것을 허용할 수 있다는 대답이 5.66%(6명)였고, 물리적인 행동유도법은 용납하지 못한다는 대답이 3.77%(4명)로 가장 적은 수를 차지하였다.
IV. 총괄 및 고찰
행동유도법에 대한 보호자의 인식은 시대와 사회 환경에 따라 변해왔다. 지난 20여 년 동안 과거 선행 연구에서 나타난 보호자의 인식도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1984년 Murphy 등[10]의 보고뿐만 아니라 2017년의 본 연구까지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한 것은 말-시범-시행법이다. 하지만 전신마취법은 1984년 Murphy 등[10]과 1991년의 Lawrence 등[11]의 보고에서 최하위 순위를 차지하였으나 2005년 Eaton 등[9]의 보고에서는 세 번째로 높은 순위를 나타냈다. 이처럼 행동유도법은 시간에 따라 인식이 변화하는 항목과 함께 변화하지 않고 유지되는 항목들이 있다.
소아치과 영역에 있어서 보호자의 역할은 중요하다. 환자-의사뿐 아니라 의사-보호자와의 신뢰가 형성되어야 성공적인 의료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린이에 대한 행동유도법뿐 아니라, 이와 관련된 보호자의 인식 또한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분야에 대한 국내 연구는 양적으로 질적으로 매우 제한되어 있는 실정이다. 지난 10여년 간 러버댐 사용, 의식하 진정법, 교정 진료에 대한 보호자의 인식이 조사된 바 있으며 행동유도법에 대한 보호자 인식조사가 시행된 바 있으나 음성조절과 보호안정법, 의식하 진정법만을 대상으로 하였다[12-16]. 이에 따라 이번 연구에서는 설문조사를 통해 우리나라에서 현재 활발하게 쓰이고 있는 행동유도법들을 중심으로 보호자의 인식도를 조사하였다.
설문지를 분석한 결과 몇몇 행동유도법 간의 인식도 차이는 유의성이 있었다. 따라서 행동유도법마다 보호자들의 인식이 다르며, 순위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점차 환자의 불안을 감소시키며 협조도를 증가시키는 것이 치료의 질을 좌우한다는 인식이 퍼지고, 국내에서도 치과대학병원과 장애인 진료센터를 중심으로 외래에서 전신마취법 시행이 가능해지면서 전신마취법 하 치과 치료를 원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16-18]. 본 연구에 의하면 전신마취법에 대한 인식도는 다른 행동유도법과 비교해 유의하게 낮았다. 2005년 Eaton 등[9]의 연구에서는 전신마취법에 대한 선호도가 세 번째였다. 1984년 Murphy 등[10]의 연구와 1991년 Lawrence 등[11]의 연구에서는 본 연구와 유사하게 선호도가 낮았다. 본 연구에서는 인식도가 낮았지만 앞으로 외래 전신마취 시설이 점차 확대되면서 보호자의 인식 변화가 빠르게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말-시범-시행법과 음성조절법에 대한 인식도는 다른 행동유도법과 비교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은 수치를 보였다. 아이가 비협조적인 경우에도 보호자의 50.83%가 의사소통을 통한 진료방식을 원하고 있어서 선행연구들의 보고에서와 같이 본 연구에서도 말-시범-시행법과 음성조절법은 보호자들이 대표적으로 선호하는 의사소통에 의한 행동유도법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인식이 변함에 따라 소아치과에서 전통적으로 사용되던 침습적인 행동유도법들(입가리기, 보호안정 등의 물리적 행동유도법)의 사용은 줄어들거나 사라지고 있다. 입가리기는 보호자의 부정적 인식 증가로 인해 사용 빈도가 줄어들었고, 결국 2006년부터 미국소아치과학회(AAPD)의 행동유도 지침에서 삭제되었다[19,20]. 본 연구의 결과에서도 보호자는 환자의 협조도 여부와 관계없이 비침습적인 의사소통을 통한 행동유도법을 가장 선호하고 있었다. 이 점을 고려했을 때 가능한 한 비침습적인 방법으로 적절한 노력을 기울인 후 불가피할 경우에 합리적 평가 속에서 물리적 방법이나 의식하 진정법, 혹은 전신마취법의 사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어린이 환자의 심리에 적합한 새로운 비침습적 행동유도법의 개발이 요구된다.
지금도 모델링(Direct/Indirect observation), 강화(Positive/Negative reinforcement), 탈감작화(Desensitization), 분산(Distraction), 보호자 동반 여부(Parental presence/absence), 질문-대답-질문(Ask-tell-ask), 유머의 사용, 아산화질소-산소 흡입진정법 등 다양한 행동유도법들이 사용 가능하다[1,2].
몇몇 행동유도법들 간의 인식도 차이는 유의성 있게 나타나지 않았다. 말-시범-시행법의 인식도는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으나, 통계적으로 음성조절법과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는 보호자들이 말-시범-시행법과 음성조절법을 크게 의사소통에 의한 행동유도법으로 인식한다고 해석된다.
그리고 아산화질소-산소 흡입진정법에 대한 인식도와 기구에 의한 보호안정법에 대한 인식도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Lawrence 등[11]과 Eaton 등[9]은 어린이 환자 보호자들의 아산화질소-산소 흡입진정법의 선호도가 두 번째라고 보고하였다. 국내에서도 아산화질소-산소 흡입진정법이 웃음가스라는 이름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어서 약물을 이용한 의식하 진정법과는 다르게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장단점 등에 대한 보다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보호안정법과 의식하 진정법에 대한 인식도는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는데, 이러한 결과는 보호자 개인의 성향에 따라 인식도가 달라질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환자가 비협조적이어서 의사소통을 통한 행동유도가 불가능한 경우에는 물리적인 행동유도법과 약물적 방법 두 가지 모두의 장단점을 설명한 후 보호자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이 효과적인 소아치료 삼각 형성에 도움이 될 것이다.
기존 연구와 같이 본 연구에서도 자녀가 치과 치료를 받을 때 보호자가 진료실에 함께 있겠다는 응답이 85.85%로 높게 나타났다[14]. 어린이 환자의 치과 치료 시 보호자 동반 여부에 관한 상반된 관점이 존재한다. 보호자 분리를 주장하는 쪽은 부모의 존재가 환자의 집중력 분산을 일으키며 치과의사의 집중력도 분산시킨다는 점, 그리고 부모의 부정적인 정서가 증폭되어 자녀에게 전달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반면 보호자 동반을 주장하는 쪽은 부모의 존재가 환자의 정서적인 안정과 지지를 제공해주며 부모의 진료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차후 진료에 대한 질문이 줄어든다는 장점이 더 크다고 하였다[21,22]. 최근에는 진료실 동반에 대한 보호자의 욕구를 당연한 것으로 인정하고 있는 경향이 높다. 따라서 진료 시 보호자 동반을 표준으로 삼아야 하는 의식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된다. 의료진 불신보다는 오히려 자녀 안전을 추구하려는 본능적 욕구로 이해해야할 것이다. 보고들에 의하면 비협조적인 어린이를 치료할 때 보호자 존재/부재 상황을 행동유도 과정에 적용할 수 있다. 어린이는 보호자 존재/부재의 상황을 통해 보호자가 아닌 치과의사에게 주도권이 있으며 의사소통의 상대가 누구 인가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호자에게 사전설명을 통해 보호자는 진료실 내에서는 수동적인 존재로 있어야 하며 치과의사의 요구에 그 즉시 진료실 밖으로 나가 잠시 머무를 수 있다는 점을 이해시켜야 한다고 하였다[1,2].
모든 어린이에서 의사소통을 통한 비침습적인 행동유도법이 가능하지는 않다. 하지만 본 연구에 의하면 아이가 비협조적인 경우에도 의사소통을 통한 진료 방법을 선호하였으며, 치료 도중 갑작스럽게 비협조적으로 돌변한 경우에도 물리적 행동유도법에 대해 제한적으로 허용하거나 절대 허용할 수 없다는 대답이 반수를 넘었다. 따라서 보호자들의 허용도가 낮으므로 물리적 행동유도법을 사용하기 전에는 가능한 한 보호자에게 사전동의를 구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몇몇 연구들은 행동유도법과 관련된 사전 설명과 동의서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행동유도법 중 입가리기와 보호안정법을 사용할 때 사전에 동의서를 받아야 하며, 동의서의 내용을 설명할 때 구두로 전달 하는 것이 글이나 영상을 통한 것보다 보호자에게 더 효과적으로 받아들여진다[23,24]. 사전 설명을 통해 보호자의 부정적 인식을 개선할 수 있으며, 동의서는 치과의사를 법적으로 보호해줄 수 있는 장치로서 역할을 한다[25,26]. 최근 국내에서도 의식하 진정법이나 전신마취법 혹은 외과적 수술을 시행할 때에는 일반적으로 동의서를 받지만, 행동유도법을 시행하기 전 동의서를 받고 있는지에 대한 보고는 아직 없었다. 앞으로는 물리적 행동유도법의 경우에도 동의서를 받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한다.
보호자의 행동유도법에 대한 인식영향요인에 대한 보고들이 있었다. 사전 설명을 통해 보호자의 인식도를 개선할 수 있다는 보고가 있으며, 이전에 시행해 본 경험이 있는 행동유도법은 수용도가 높고, 치료의 종류에 따라 허용할 수 있는 행동유도법이 달라진다고 하였으며 사회적 위치나 교육수준이 영향을 준다는 보고도 있었다[10,26-28].
하지만 보호자의 성별, 연령대, 사회적 위치나 교육수준이 행동유도법에 대한 인식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보고들도 있었다[8-11,28,29]. 본 연구에서는 보호자의 연령대, 환자와의 관계, 아이의 형제 관계, 아이의 이전 치과 치료 경험, 보호자가 평가한 이전 치과 치료 시 행동, 아이의 성별 및 연령대, 치과의사가 평가한 치과 행동, 의료진의 직위, 초진 혹은 재진 여부의 사항은 보호자의 행동유도법에 대한 인식도와의 연관성에 있어 통계적으로 유의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본 연구는 특정 치과대학병원에 내원한 환자의 보호자 총 117명을 대상으로 하였기에 국내 전반으로 일반화할 수는 없다. 또한, 환자 보호자에게 각각의 행동유도법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문항에 간단히 서술된 내용을 구두로 설명하였는데, 이 과정에서 연구의 객관성이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한계점이 있다.
따라서 향후에는 연구 기간과 지역을 늘려 연구대상을 늘리고, 설문 문항 작성 및 문항 설명 과정에서 객관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일반적인 특성에 보호자의 양육 태도와 개별 성격유형을 포함해 인식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확인하는 것이 유용할 것이다.
행동유도법에 대한 부모의 태도는 시대와 사회문화적 배경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효과적인 의사 - 보호자 - 어린이 환자의 의사소통이 가능하도록 주기적인 부모의 태도 조사가 필요하며, 임상가들은 가장 최신의 연구 결과를 참고해야 할 것이다.
Ⅴ. 결 론
국내 실정에 맞는 행동유도법에 대한 인식도를 조사하여 긍정적인 치료 삼각을 설정하는 데 도움을 받기 위해 가장 빈번하게 쓰이는 일곱 개의 행동유도법에 대한 질문이 포함된 설문조사를 강동 경희대학교 치과대학병원 소아치과에 내원한 환자의 보호자를 대상으로 시행하였다.
행동유도법에 대한 보호자의 인식에는 명확한 계층성이 있었다. 의사소통에 의한 비침습적인 행동유도법에 대한 인식이 가장 긍정적이었고 침습적인 행동유도법 중 전신마취법에 의한 행동유도법에 대한 인식이 가장 부정적이었다. 보호 안정과 의식하 진정법에 대한 인식도는 유의할 만한 차이는 없었다. 대부분 보호자는 자녀의 치료 시 진료실에 같이 있는 것을 선호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