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 청소년의 부정교합과 치아우식 유병률 사이의 연관성
Relationship between the Malocclusion and Caries Prevalence of Adolescents in Iksan
Article information
Abstract
본 연구는 제2대구치까지 구강 내에 맹출하여 비교적 안정된 교합을 이루기 시작한 영구치열기 청소년의 부정교합과 치아우식 유병률 사이의 연관성을 알아보고자 하였다. 전라북도 익산시 소재의 2개 중학교 학생 385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구강검진을 통해 치아심미지수와 우식경험영구치지수를 조사하였다.
조사 대상 청소년의 치아심미지수는 평균 12.42점, 우식경험영구치지수는 평균 2.89개로 나타났다. 교정치료가 매우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치아심미지수 36점 이상은 4명(1.03%)이었으며, 남학생이 여학생에 비해 상악 중절치의 정중이개와 하악 전치부 수평피개를 나타내는 비율이 유의하게 높았다(p < 0.05). 치아심미지수를 구성하는 10개 항목 중 7개 항목(결손치아 수, 전치부 악궁 총생도, 상악 전치부 최대 변위량, 하악 전치부 최대 변위량, 하악 전치부 수평피개량, 전치부 개방교합, 제1대구치의 전후방 관계)에서 각 항목의 정상 범주에 속하는 집단에 비해 정상 범주에서 벗어난 집단의 우식경험영구치지수가 유의하게 높았다(p< 0.05).
명백한 부정교합의 존재가 인정되는 치아심미지수 26점을 기준으로, 26점 미만에 비해 26점 이상인 집단의 우식경험영구치지수가 높았으며(p < 0.01), 치아심미지수와 우식경험영구치지수 사이에 유의한 선형 상관관계가 나타났다(r = 0.584, p < 0.01).
이상의 결과로부터 청소년의 부정교합과 치아우식증 유병률 사이에 유의한 양의 상관관계가 존재함을 알 수 있었으며, 치아우식증과 높은 상관성을 보이는 특정 형태의 부정교합을 확인할 수 있었다.
Trans Abstract
The purpose of the present study was to evaluate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malocclusion and dental caries in adolescents with permanent dentition. The subjects of the study were 385 adolescents aged 12 to 15 years. Dental Aesthetic Index (DAI) and DMFT index were recorded as clinical indicators of malocclusion and dental caries.
The mean Dental Aesthetic Index (DAI) score of the subjects was 12.42 and the mean DMFT index of the subjects was 2.89. Four students (1.04%) were included in the group of orthodontic treatment mandatory, which signifies the handicapping malocclusion. Moreover, the result of gender-specific analysis of the DAI components observed that the prevalence of midline diastema and mandibular overjet were significantly higher among boys (p < 0.05).
In 7 components (missing teeth, incisal segment crowding, maxillary anterior irregularity, mandibular anterior irregularity, mandibular overjet, anterior openbite, antero-posterior molar relationship) among the 10 DAI components, abnormal groups showed significantly higher DMFT index than normal groups (p < 0.05).
The subjects in the group of definite to handicapping malocclusion (DAI ≥ 26) showed significantly higher DMFT index than the subjects in the group of minor or no malocclusion (p < 0.01). In addition, the DAI score had significant positive linear correlation with the DMFT index (r = 0.584, p < 0.01).
Consequently, the current findings suggested a positive relationship between the malocclusion and caries prevalence. And several specific types of malocclusion were supposed to be significantly correlated with dental caries.
Ⅰ. 서 론
유치열기에서 혼합치열기를 거쳐 영구치열기에 들어선 청소년들의 구강 건강은 평생 구강 건강의 기틀이 되므로 이 시기의 구강건강관리는 매우 중요하다[1]. 청소년기에 발생하는 구강 질환은 동통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저작장애를 일으키고, 정상적인 치열과 교합의 완성을 방해할 수 있다. 2012년 시행된 전국 학생 건강검사 결과, 우리나라 청소년의 주요 구강 질환은 치아 우식증, 치주질환, 부정교합의 순서로 나타났으며, 단연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치아우식증은 조금씩 감소하고 있는 반면 치주질환과 부정교합의 진단 비율은 점점 높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2]. 따라서 이 시기 학생들의 구강건강 수준을 증진 및 유지하기 위해서는 치아우식증을 비롯한 주요 구강 질환의 발생 및 이와 관련된 요소들에 대한 다각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2012년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국민구강보건실태조사에 따르면, 1인 평균 보유 우식경험영구치지수는 8세에서 0.7개, 12세에서 1.8개이었으며, 15세에서 3.3개이었다[3]. 이는 12세를 기준으로 하였을 때 2003년도에 3.3개, 2006년도에 2.2개, 2010년도에 2.0개로 점차 감소하는 추세이기는 하지만 아직 OECD 평균인 1.6개를 웃도는 실정이며, 대부분이 1개 미만인 OCED 선진국들에 비하면 여전히 매우 높은 수치이다[4].
최근까지 국내에서 실시된 청소년의 치아우식 발생과 관련된 연구는 주로 구강건강실태조사[5,6]의 형태로 이루어지거나, 구강건강행태[7,8], 식이 습관[9], 흡연이나 음주와 같은 건강위험행위[10]와 치아우식 유병률 사이의 연관성에 대해 다루었다. 하지만 치아우식 발생과 부정교합의 연관성을 다룬 연구는 희소하며, 다양한 부정교합의 양상이나 심도에 따른 치아우식 유병률에 대한 연구는 이루어지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본 연구는 제2대구치까지 구강 내에 맹출하여 비교적 안정된 교합을 이루기 시작한 영구치열기의 12~15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우리나라 청소년의 3대 구강 질환에 속하는 부정교합과 치아우식 유병률의 상호 연관성을 알아보고자 하였다. 특히, 부정교합의 심도에 따른 치아우식 유병률의 차이와 치아우식을 유발하기 쉬운 특정 형태의 부정교합에 대해 조사 분석하여 그 결과를 보고하고자 한다.
Ⅱ. 연구 대상 및 방법
1. 연구 대상
2013년 8월부터 9월까지 구강검진을 시행한 익산시 소재 2개 중학교 학생 433명을 대상으로 부정교합과 치아우식을 평가하였다. 교정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거나 현재 교정 치료 중인 경우, 구순구개열과 같은 악안면 기형이 존재하거나 구강 내 유치가 잔존하는 경우 등 평가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학생 총 48명을 제외한 385명 중 남학생이 218명(56.6%), 여학생이 167명(43.4%)이었다. 생년월일을 기준으로 한 연령별 분포는 12~15세로, 12세가 42명(10.9%), 13세가 94명(24.4%), 14세가 129명(33.5%), 15세가 120명(31.2%)이었다(Table 1).
2. 연구 방법
1) 부정교합의 평가
부정교합을 평가하기 위한 지표로는 Jenny와 Cons[11]가 고안한 치아심미지수(Dental Aesthetic Index; DAI)를 사용하였다. 치아심미지수에 따른 부정교합의 심도와 교정치료 필요도는 Jenny 등[12]이 고안한 방법을 기준으로 분류하였다(Table 2).
치아심미지수를 구성하는 10개의 표준화된 세부 항목들에 대해서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제안한 측정방법 및 판정기준[13]에 따라 Community Periodontal Index (CPI) probe, 치경, 눈금자를 이용하여 평가 후 기록하였다(Table 3).
2) 우식 유병률의 평가
우식 유병률을 평가하기 위한 지표로는 우식경험영구치지수(DMFT index)를 사용하였다. 우식에 대한 검사 및 진단 기준은 2012년 보건복지부에서 발간한 국민구강건강실태조사 구강검진지침서[3]를 참조하였다.
3) 조사자 교육 훈련
두 명의 치과의사가 치아심미지수와 우식경험영구치지수 측정을 위한 훈련에 참여하였다. 두 조사자는 치아심미지수와 우식경험영구치지수의 계측 방법에 대한 사전 교육을 받은 뒤 연구 대상과 유사한 조건의 석고 모형 상에서 계측 훈련을 시행하였다. 이 후, 30개의 무작위로 선택된 석고 모형을 대상으로 두 조사자가 각각 2주 간격으로 반복 계측하는 예비 조사를 실시하였다. 이를 통해 최종적으로 급내상관계수(Intraclass Correlation Coefficient; ICC) 0.8 이상의 조사자 내 일치도와 조사자 간 일치도를 얻은 뒤 본 조사를 시행하였다. 본 조사에서도 조사자 간 계측의 재현성을 평가하기 위해 두 조사자가 각자 검진한 학생들 중 무작위로 15명을 선발하여 총 30명에 대해 이중 검사를 실시하였으며, 치아심미지수의 급내상관계수는 0.981, 우식경험영구치지수의 급내상관계수는 0.953으로 높은 일치도를 보여 조사 결과의 신뢰도가 인정되었다(Table 4).
4) 통계 분석
모든 분석은 윈도우용 SPSS(ver.18, IBM, U.S.A.)를 이용하였으며 통계 유의수준은 5%로 설정하였다.
연령별 치아심미지수의 차이를 검정하고자 일원분산분석을 실시하였으며, 각 연령별 우식경험영구치지수는 그 분포가 정규성을 만족하지 못하여 비모수 통계기법인 Kruskal-Walis ANOVA test를 실시하였다. 성별 치아심미지수와 우식경험영구치지수는 독립표본 t-검정을 실시하였다. 치아심미지수를 구성하는 각 10개 항목의 성별에 따른 차이를 검정하기 위해 카이제곱검정을, 각 항목과 우식경험영구치지수와의 차이를 검정하기 위해 독립표본 t-검정을 시행하였다. 우식의 심도에 따른 우식경험영구치지수의 차이를 검정하고자 일원분산분석 및 사후검정(Schefféanalysis)을 실시하였으며, 치아심미지수와 우식경험영구치지수 사이의 선형상관관계를 검정하기 위해 Pearson의 상관분석을 시행하고, 부가적으로 Spearman의 순위상관분석 결과를 참고하였다.
Ⅲ. 연구 성적
1. 치아심미지수
치아심미지수는 평균 12.42점으로, 연령이나 성별에 따른 차이는 유의하지 않았다. 교정치료가 불필요하다고 판단되는 26점 미만이 363명(94.28%)으로 가장 많았으며, 26~30점이 14명(3.64%)으로 그 뒤를 따랐고, 31~35점과 36점 이상은 각각 4명(1.04%)으로 동일하였다(Table 5, 6).
치아심미지수를 10개 항목으로 세분화하여 그 분포를 살펴보았을 때, 전치부 총생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부정교합의 형태인 것으로 나타났으며(68.6%), 2 mm를 초과하는 과도한 상악전치부 수평피개가 그 다음으로 많이 나타났다(63.1%). 성별에 따른 분포에서는 상악 중절치 정중이개량과 하악 전치부 수평피개량이 여학생에 비해 남학생에게서 더 높게 나타났으며, 그 차이는 유의하였다(Table 7).
2. 우식경험영구치지수
우식경험영구치지수는 평균 2.89개로 나타났으며, 우식경험영구치지수가 1개 이상인 경우가 342명으로 88.8%를 차지하였다. 연령별 분포에서는 12세 학생들의 우식경험영구치지수가 평균 1.72개로 가장 적었고, 15세 학생들의 우식경험영구치지수가 평균 3.38개로 가장 많았다. 13세 학생들과 14세 학생들의 우식경험영구치지수에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나 나머지 집단 간 우식경험영구치지수는 유의할 만한 차이를 나타냈다(Table 8).
남학생의 평균 우식경험영구치지수는 2.85개, 여학생은 평균 2.95개로 여학생이 더 높게 나타났으나 그 차이는 유의하지 않았다(Table 9).
3. 치아심미지수 구성요소 별 우식경험영구치지수
치아심미지수를 구성하는 각 10개 항목을 정상범주를 기준으로 나누어 이들의 평균 우식경험영구치지수를 비교하였다. 결손 치아 수, 전치부 악궁 총생도, 상∙하악 전치부 최대 변위량, 하악 전치부 수평피개량, 전치부 개방교합, 제1대구치 전후방 관계에서 정상범주에 속하는 집단과 벗어난 집단 간의 우식경험영구치지수 차이가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Table 10).
4. 부정교합의 심도에 따른 우식경험영구치지수
치아심미지수 26점 미만의 평균 우식경험영구치지수는 2.71개 인데 반해 교정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치아심미지수 36점 이상의 평균 우식경험영구치지수는 7.25개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부정교합의 심도를 기준으로 치아심미지수를 분류하였을 때, 치아심미지수 26점 미만인 교정치료가 불필요한 집단의 우식경험영구치지수는 나머지 집단의 우식경험영구치지수와 유의한 차이를 보였으나, 교정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치아심미지수 26점 이상인 집단 내에서는 그 심도에 따른 차이가 유의하지 않았다(Table 11).
Ⅳ. 총괄 및 고찰
치아우식증은 치아의 경조직에 발생하는 질환으로 경조직 무기질 성분의 탈회와 이를 뒤따르는 남은 유기물질의 파괴가 특징이다. 치아우식증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1960년대 처음으로 치아, 치태, 음식의 3대 요소에 대한 개념이 확립되었고, 이후 여기에 타액, 불소, 사회 경제적 요인, 치열과 부정교합 등의 다양한 요소들이 덧붙여져 치아우식증은 다인자에 의한 전염성질환이라는 오늘날의 개념이 정립되었다[14].
치아우식증에 비해 부정교합을 실제적으로 정의하고 분류하는 것은 어려운 문제인데, 이는 부정교합에 대한 개개인의 주관적 관점 차이가 커서 일반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지표로 환산하는 것이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15]. 19세기 Angle[16]에 의해 고안된 부정교합의 분류는 오늘날까지도 환자를 분석하고 치료계획을 수립할 때 유용하게 쓰이고 있으나, 전반적인 치열 및 교합양상보다는 특정 상태만을 반영하는 경향이 있으며 부정교합의 심도나 교정치료의 필요성 등을 반영하지는 못하기 때문에 역학조사에는 부적합하다[17]. 따라서 20세기 중반부터 구강보건학적 관점에서 교정 치료 필요성을 평가할 수 있는 지표를 마련하고자 다양한 지수를 개발하고 적용시키는 연구가 이루어졌다. 그 중 1970년대 까지는 Draker[18]의 Handicapping Labiolingual Deviation (HLD) index, Grainger[19]의 Treatment Priority Index(TPI), Salzmann[20]의 Handicapping Malocclusion Assessment Record(HMAR) 등이 개발되어 다양한 연구에 적용되었다. 그리고 1980년대 이후 개발된 Jenny와 Cons[11]의 Dental Aesthetic Index(DAI)와, Brook과 Shaw[21]의 Index of Orthodontic Treatment Need(IOTN)가 오늘날까지 널리 쓰이고 있다[22]. 본 연구에서 사용한 치아심미지수(DAI)는 치열 심미상태에 영향을 주는 진단요소를 10개 항목으로 정리한 뒤, 각각의 항목에 대해 가중치를 곱하여 더한 값에 상수를 더하여 구하는 지표로, 1997년 세계보건기구에서 부정교합을 포함하는 치열의 심미성을 평가하기 위한 지표로 추천, 검사 방법 및 판정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그 신뢰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13].
국내에서는 1994년 조 등[23]이 한국인 12세 아동 206명의 상∙하악 모형을 제작한 뒤 계측하여 우리나라 최초로 한국인 12세 아동의 치아심미지수를 발표하였는데 교정치료가 매우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36점 이상이 6.3%로 나타났다. 이후 2002년 김 등[24]이 전라북도 지역의 12세 청소년 242명과 16세 청소년 29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치아심미지수에 대한 역학조사에서는 36점 이상이 3.9%를 차지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36점 이상인 경우가 전체 385명 중 4명으로 1.04%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교정치료 필요도가 높은 청소년의 비율이 점점 감소하는 것은, 앞서 언급한 두 연구[23,24]와 본 연구가 모두 교정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거나 교정치료 중인 학생을 연구대상에서 제외하였다는 측면에서 보았을 때 과거에 비해 소아청소년기에 조기 교정치료를 받는 경우가 증가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된다. 1976년에서 1979년 사이 서울대학교 치과 대학병원 소아치과의 전체 진료에서 교정치료가 차지하는 비율이 3% 미만이었던데 반해 2000년에는 21.5%, 2008년에는 37.5%로 증가함으로써 소아청소년기 조기 교정치료의 수요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한 손 등[25]의 연구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이렇게 소아청소년기 자녀에게 조기 교정치료를 시행하는 부모님들은 교정치료를 통해 안모의 개선과 이에 따른 자신감 회복뿐만 아니라 추후 부정교합으로 인해 치아우식증이나 치주질환에 이환되기 쉬운 환경이 개선되기를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26]. 하지만, 일반적인 인식과는 달리 부정교합이 치아 우식을 유발하는 위험 인자임을 증명한 장기 종단 연구는 아직 미미한 실정이며, 이와 관련된 이전 연구들의 상반된 결과로 논란이 지속되어 왔다[27].
Gábris 등[28]은 15~18세 청소년 483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치아심미지수 26점 이상인 집단의 평균 우식경험영구치지수가 8.0개인데 반해 치아심미지수 26점 미만인 집단의 평균우식경험영구치지수는 6.06개로 부정교합이 있는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유의하게 높은 우식경험율을 보인다고 하였다. Nobile 등[29]도 무작위로 추출된 11~15세 청소년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높은 우식경험영구치지수를 나타낼수록 부정교합의 심도가 증가하여 부정교합과 치아우식이 서로 유의한 연관관계를 가진다고 주장하였다.
반면, 이와 상반된 의견도 있다. Helm과 Petersen[30]은 부정교합이 있는 176명을 22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부정교합과 우식유병율 사이의 어떠한 연관성도 찾을 수 없었다고 하였다. Palin-Palokas와 Ruokokoski-Pirkkanen[31]는 부정교합과 치아 우식의 연관성에 대한 문헌 고찰 결과, 우식으로 인해 상실된 영구치 공간에 적절한 공간유지가 이루어지지 않아서 부정교합이 유발될 수는 있으나 그 역은 증명되지 않았다고 하였다. Thomson[32]은 1972년에서 1973년 사이에 구강검진을 시행한 12세 어린이 1037명 중 15세, 18세, 26세까지 추적 조사가 이루어진 452명을 대상으로 교정 치료 유무에 따른 구강 건강 상태를 비교한 코호트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치아 우식 유병률의 차이를 검증하기 위해 18세와 26세에 각각 우식경험영구치면수(DMFS index)를 조사한 뒤 교정치료를 받은 경우와 받지않은 경우를 비교한 결과 두 집단 사이에 유의한 차이를 발견할 수 없었다고 밝히며 부정교합과 우식 유병률 사이의 연관성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본 연구에서는 전체적으로 부정교합의 심도와 치아우식 유병률 사이에 양의 상관관계가 확인됨으로써 Gábris 등[28], Baskaradoss 등[33]과 유사한 결과를 보였으며, Pearson의 상관계수가 0.584(p < 0.01)로 둘 사이에 유의한 선형 상관관계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교정치료가 불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치아심미지수 26 미만인 집단에 비해 중등도 이상의 부정교합으로 교정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치아심미지수 26 이상인 집단의 우식경험영구치지수가 유의한 차이를 보이며 높게 나타났다. 치아심미지수 26 이상인 집단 내에서는 부정교합의 심도가 증가할수록 우식경험영구치지수도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났으나, 그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부정교합의 유무와 우식 유병률 사이의 뚜렷한 상관관계가 증명된 반면, 중등도 이상의 부정교합이 존재할 때 그 심도와 우식 유병률 사이의 연관성은 증명하지 못하였다. 이는 전체 연구 대상 중 중등도 이상의 부정교합이 존재하는 치아심미지수 26 이상인 경우가 22명(5.72%)에 불과하였다는 점에서 그 연관성을 증명하기에는 불충분했을 수 있으며, 따라서 추후 보다 많은 수의 표본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Stahl과 Grabowski[34]는 7~10세 혼합치열기 아동 7,639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부정교합이 치아우식 유병률과 연관이 있다고 일반화 하기는 어려우나 몇 가지 특정 형태의 부정교합은 치아 우식 유병률과 관련이 있다고 하였다. 우식 경험이없는 집단에 비해 우식 경험이 있는 집단에서 하악 전치부 수평피개량이 현저하게 높게 나타났다는 점은 본 연구 결과와 유사하였다. 하지만 전치부 총생, 상악 전치부 수평피개량, 2급 2류 부정교합 등은 우식 경험의 유무에 따른 차이가 없었다고 하였으며, 이는 전치부 총생과 우식경험영구치지수 사이에 높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난 본 연구 결과와 일부 차이를 보였다.
공간 부족으로 인한 총생이나 또는 다른 원인으로 인해 나타나는 불규칙한 치열은 저작에 의해 일어나는 자정작용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칫솔질에 의한 구강위생관리를 어렵게 하기 때문에 치아우식증을 유발하기 쉬운 요인으로 인식되어 왔다[14]. 본 연구에서 결손치아가 존재하거나 한 악궁 이상에 총생이 존재하는 경우, 상악 또는 하악 전치 중 악궁에서 가장 많이 변위된 치아의 변위량이 1 mm 를 초과하는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평균 우식경험영구치지수가 높게 나타난 것은 위와 같은 가설을 뒷받침해 준다. 하지만 Hafez 등[35]은 총생과 치아우식 사이의 연관성에 대해 다룬 6,914개의 논문 중 연구 조건에 부합하는 8개 논문에 대한 체계적 문헌 고찰을 시행하였는데, 8개 논문 중 4개의 논문은 그 연관성을 밝혀내지 못하였고, 2개 논문은 오히려 총생이 존재할수록 우식 유병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나머지 2개 논문에서 총생과 우식 유병률 사이에 유의한 양의 상관관계가 나타났으나, 논문의 질이 전반적으로 낮아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둘 사이의 연관성을 증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하였다.
하악 전치부 수평피개는 하악 4전치 중 1개 이상의 치아가 상악 치아에 비해 전방으로 돌출된 경우, 즉 전치부 교차교합을 의미한다. 전치부 교차교합이 발생한 하악 전치 중 돌출 정도가 가장 심한 부분의 길이(mm)를 측정하게 되며, 교차교합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는 0(mm)으로 기록한다. 따라서 하악 전치부 수평피개는 골격성 3급 부정교합이거나 단순히 치아의 불규칙 한 배열로 인한 국소적인 치성 교차교합이 존재함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 전치부 교차교합이 존재하는 집단의 우식경험영구치지수가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는데, 이 중 국소적인 치성 교차교합의 경우 본 연구의 총생이나 전치부 치아 최대 변위량 등과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한편, 3급 부정교합과 치아우식 유병률 사이의 연관성은 아직 증명되지 않았으나, 앞서 언급한 Stahl과 Grabowski[34]는 골격적 부조화로 폐구가 불완전하고 혀 위치가 불안정할 경우 구호흡이나 혀 내밀기와 같은 구강 악습관이 형성될 수 있고, 이는 전치부 개교나 상악궁 협착으로 인한 총생 등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3급 부정교합으로 인해 유발되는 다른 환경적 요인이 치아 우식 발생을 촉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하였다. 이 외에도 정상 교합자의 저작 패턴이 주로 눈물방울(tear-drop)형태를 나타내는데 비해 골격성 3급 부정교합자의 저작 패턴이 특징적으로 폭이 좁은 수직적 형태인‘chopping pattern’을 나타낸다는 점과[36,37], 정상 교합자에 비해 골격성 3급 부정교합자의 저작 시간이 길고 저작 효율은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38] 등을 참고했을 때, 이러한 저작 패턴이나 저작 효율의 차이가 우식 유병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현재 골격성 3급 부정교합자와 정상교합자 사이의 우식 유병률 차이에 대해 다룬 연구가 거의 없는 실정이므로, 앞으로 이와 관련된 좀 더 심도 있는 연구를 통해 그 연관성 유무와 원인 요소 등에 대한 분석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본 연구에서 전치부 개방교합이 존재하는 집단의 평균 우식 경험영구치지수가 5.06개이었던데 반해 전치부 개방교합이 없는 집단의 평균 우식경험영구치지수는 2.70개로 전치부 개방교합의 유무에 따라 우식 유병률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기에 나타나는 전치부 개방교합은 주로 손가락 빨기나 비정상적인 연하, 구호흡 등의 구강악습관이 장기간 지속되었을 때 나타날 수 있다. 반대로, 심한 2급 또는 3급 부정교합이나 과도한 악골의 수직성장과 같은 골격적 원인으로 전치부 개교가 발생하게 되면 정상적인 저작 및 연하, 발음 등이 어렵게 되고 이에 대한 적응으로 구강 악습관이 유발되어 전치부 개교를 더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39]. 이렇듯 혀 내밀기 연하나 구호흡과 같은 구강 악습관은 전치부 개방교합의 원인 또는 결과로 동반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본 연구 결과는 전치부 개방교합을 보이는 경우가 정상범위의 전치부 수직피개나 심피개교합을 보이는 경우에 비해 타액의 흐름이 감소하고 치아우식이 호발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기존의 가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연구 대상이 전라북도 익산시에 위치한 2개 중 학교에 한정되어 있다는 점과, 횡단연구(cross-sectional study)로 부정교합과 우식 유병률의 변화 양상은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한계를 가지고 있다. 교정치료를 받은 적이 있거나 교정치료 중인 학생은 연구대상에서 제외되었는데, 심한 부정교합이 존재함에도 교정치료를 받지 않은 경우 전반적인 Dental IQ가 낮거나 사회경제적요인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 또한 본 연구 결과의 한계점으로 생각된다. 실제로 Holmes[40]는 환아 본인의 구강보건인식도와 부모의 연령 및 교육 수준, 직업, 거주 지역의 특성이 교정치료 필요성에 대한 인식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였으며, 김 등[41]은 어머니의 구강보건인식도와 아버지의 직업이 자녀의 교정치료 시작 시기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한 바 있다. 하지만 이러한 예상되는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Thilander 등[42]은 부정교합의 유병률과 관련된 연구는 교정치료 경험이 없는 경우만을 대상으로 해야한다고 하였으며, 본 연구와 유사한 선행 연구들 또한 교정치료 경험이 있을 경우 연구대상에서 제외하였다[28,29,33,34]. 또, 본 연구에서 부정교합의 심도를 평가하기 위한 지표로 사용한 치아심 미지수(DAI)는 협측교차교합이나 정중선 변위, 전치부 과개교합 등의 일부 특성을 평가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치아우식증의 유발에는 다양한 요인이 작용할 수 있고 오히려 개인의 구강위생습관이나 식이습관 등이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추후 부정교합이나 교정치료 유무에 따른 우식 유병률 변화를 비교 평가하기 위한 장기간의 종단연구를 통한 추적조사가 필요하며, 치아심미지수 외에 다른 지표를 이용하여 부정교합과 치아우식증 사이의 연관성을 좀 더 다각도로 연구 분석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된다. 부정교합이 존재하는 청소년의 구강 위생 관리 및 우식 예방을 위한 적극적인 처치와 더불어 공간 소실이나 교합 부조화 등을 유발할 수 있는 청소년기의 치아우식증에 대한 적절한 관리가 이루어진다면, 청소년의 구강건강 증진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서 이와 관련된 삶의 질 향상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Ⅴ. 결 론
본 연구는 제2대구치까지 구강 내에 맹출하여 비교적 안정된 교합을 이루기 시작한 영구치열기 청소년의 부정교합과 치아우식 유병률 사이의 연관성을 알아보고자, 전라북도 익산시 소재의 2개 중학교 학생 385명을 대상으로 한 구강검진을 통해 치아심미지수와 우식경험영구치지수를 조사하고 그 결과를 분석하였다.
조사대상 청소년의 평균 치아심미지수는 12.42점, 평균 우식경험영구치지수는 2.89개로 나타났으며, 연령에 따른 우식경험영구치지수의 차이는 유의하였다. 치아심미지수를 구성하는 10개 항목 중 7개 항목(결손 치아 수, 전치부 악궁 총생도, 상악 전치부 최대 변위량, 하악 전치부 최대 변위량, 하악 전치부 수평피개량, 전치부 개방교합, 제1대구치의 전후방 관계)이 치아우식 유병률과 유의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명백한 부정교합의 존재가 인정되는 치아심미지수 26점을 기준으로, 26점 미만에 비해 26점 이상인 집단의 우식경험영구치지수가 높게 나타났으며, 치아심미지수와 우식경험영구치지수 사이에 유의한 양의 선형 상관관계를 통해 부정교합의 심도가 높아질수록 우식경험영구치지수도 증가하는 경향이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상의 결과로부터 청소년의 부정교합과 치아우식증 유병률 사이에 유의한 양의 상관관계가 존재함을 알 수 있었으며, 치아우식증과 높은 상관성을 보이는 특정 형태의 부정교합을 확인할 수 있었다. 향후 치아심미지수 외에 다양한 평가지표를 이용한 연구와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는 장기간의 추적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