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치아의 발육은 미분화된 외배엽성 조직에서 유리되는 법랑모세포와 상아모세포로부터 시작된다. 이는 일련의 순차적이고 상호적인 생물학적 과정을 통하여 이루어지며, 특정 단계에서 환경적 또는 유전적 영향을 받는 경우 치아의 발육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다[
1].
가장 흔한 치아 발육 과정 중의 이상인 치아의 결손은 한 개 혹은 여러 개의 치아에서 나타날 수 있다[
2]. 특히 제3대구치의 결손은 오랫동안 유전적 요인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것으로 여겨져 왔으나, 성장 지연, 발달장애, 악궁의 가용 공간 부족 등의 원인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3-
7]. 또한, 제3대구치는 모든 치아들 중에서 가장 늦게 발달하고 맹출하는 치아이기 때문에 환경적 요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5]. 제 3대구치의 결손은 인종에 따라 그 비율이 매우 다양한데 그 중에서도 아시아인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며 하나 이상의 제3대구치에서 결손을 보이는 비율은 26.1 - 33.5%로 알려져 있다. 또한, 남자보다는 여자에서, 하악보다는 상악에서 보다 빈번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8].
소아청소년 환자에서 제3대구치의 발생 유무에 따라 치과 치료 계획이 달라질 수 있다[
9,
10]. 따라서 제3대구치의 발육 시기를 확인하기 위한 여러 연구들이 이루어져 왔으며, 파노라마 방사선 사진을 이용하여 제3대구치가 발육을 개시하는 연대기적 연령을 확인한 결과, 제3대구치의 발육 시기는 만 6 - 15세 정도로 다양하게 보고되었다[
9-
16]. 대한민국에서 제3대구치의 발육 시기를 분석한 연구들에 따르면, 제3대구치는 평균적으로 만 7 - 8세 정도에 처음 발육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7-
19].
제3대구치의 초기 발육 단계에서의 연대기적 연령은 인종 및 환경에 따라 많은 차이를 보인다. 또한, 치아의 결손이 있는 환자는 치아의 결손이 없는 환자에 비하여 전반적인 치아의 발육이 지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9,
20-
23]. 따라서 제3대구치의 결손 여부를 연대기적 연령만을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따라서 이번 연구는 서울대학교치과병원에 내원한 만 6세부터 15세 환자의 파노라마 방사선 사진을 이용하여 소아청소년에서 하악 제3대구치의 초기 발육 단계에서 하악 견치, 제1, 2소구치, 제2대구치의 치아 발육 단계별 연대기적 연령을 확인하고자 하였다. 또한 제3대구치의 치아 발육 단계와 하악 견치, 제 1, 2소구치, 제2대구치의 치아 발육 단계의 비교를 통하여 상관 관계를 확인하고 하악 제3대구치의 발육 여부를 평가할 수 있는 하악 견치, 제1, 2소구치, 제2대구치의 특정 발육 단계를 확인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총괄 및 고찰
소아 청소년 환자에서 전체적인 치료 계획을 수립할 때, 제 3대구치의 발생 유무와 발육 시기를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제1, 2대구치에 심한 치아우식증이나 구치-전치 저석회화증(molar-incisor hypominerlaization)이 관찰되거나, 유착과 같은 맹출 장애가 발생하는 경우, 혹은 구치 치근-전치 형성부전(molar-root incisor malformation)에서와 같이 구치부 치근 형성 장애가 나타나는 경우, 제3대구치의 발생 유무에 따라서 치료 계획이 달라질 수 있다[
9,
10,
25,
26]. 또한 논란의 여지는 있으나, 제3대구치가 존재할 경우 하악 전치부의 총생을 유발할 수 있다는 보고들이 있어 포괄적인 교정 치료를 계획할 때에도 제3대구치의 발생 유무를 아는 것이 필요하다[
27,
28]. 제3대구치의 발생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제3대구치가 처음 관찰되는 연대기적 연령을 조사한 연구들이 이루어져 왔다[
11-
16]. 하지만 그 연령은 인종 및 환경에 따라 최대 8년 정도의 차이를 보일 수 있으며[
12], 치아 결손이 있는 소아청소년의 경우에는 치아 발육이 전반적으로 지연된다는 것이 알려져 있어[
20,
21], 연대기적 연령만으로 제3대구치의 발육 시기를 추정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29].
치아 발육에 대한 기존의 연구들은 치아 발육 단계를 평가하기 위하여 다양한 치아 발육 단계 평가 방법을 사용하였다[
12,
29-
32]. 그 중에서 Demirjian과 Goldstein [
24]이 제안한 방법은 치관 또는 치근의 길이를 측정하지 않고, 치아 구조의 형태 변화를 기준으로 치아의 발육 단계를 평가하기 때문에 비교적 간단하고 객관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31]. 관찰자 내 일치도를 높이기 위하여 분류 단계가 적은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으나 Olze 등[
33]과 Dhanjan 등[
34]은 제3대구치의 석회화를 평가하기 위한 여러가지 방법들 중 Demirjian이 제안한 방법이 가장 신뢰성이 높다고 보고하였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치아의 발육 단계를 평가하기 위해 Demirjian과 Goldstein [
24]이 제안한 방법을 이용하였고, 매우 우수한 관찰자 내 일치도를 보였다.
이 연구에서는 파노라마 사진을 이용하여 15세 이하의 환자를 대상으로 하악 견치, 제1, 2소구치, 제2, 3대구치의 발육 단계를 조사하였다. 치아의 발육이 진행되어 Demirjian의 H단계에 도달하면 연령이 증가해도 변화가 발생하지 않으며 어느 시점에서 치근이 완성되었는지를 확인할 수 없으므로, H단계는 평균 연령 분석에서 생략되었다. 1 - 20세 한국인의 2706개의 파노라마 방사선 사진을 이용하여 제3대구치를 제외한 모든 영구치의 석회화를 조사한 Lee 등[
35]의 연구에서, 하악 제2대구치의 G단계 평균 연령은 14세였고, 15세는 하악 제2대구치 G단계의 75 - 90%의 백분위 수에 해당하였다. 이에 근거하여 본 연구에서는 15세를 연령의 상한으로 설정하였다. 실제로 본 연구의 대상자들은 15세 이상에서는 견치, 제1, 2소구치의 발육이 대부분 완료되어 치아별 발육 단계의 비교에 큰 의미가 없었으며, 가장 늦게 발육이 진행되는 하악 제2대구치의 경우 G단계에 도달하였을 때의 평균 연령이 12.98 ± 1.21이었다.
한편,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기존 연구들에서 처음 제3대구치의 발육이 관찰되는 연령은 평균 7 - 8.5세로 다양하게 보고되었다[
17-
19]. 또한 같은 몽골계에 속하는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제3대구치가 평균 7.7세에 처음 발견됨을 보고하였다[
16]. 제3대구치의 석회화 정도를 조사한 Zandi 등[
36]과 Jung과 Cho [
18]의 연구에서는 조사 대상자의 최소 연령을 각각 5세와 6세로 설정하였고 제3대구치 치배가 처음 관찰된 시기를 각각 평균 9.2세와 8.7세로 보고하였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도 최소 연령을 6세로 설정하였다. 실제로 연구 대상자 중 6 - 7세에서 제3대구치의 치배가 처음 관찰된 대상자가 3명 있었으며, 그 이하의 연령에서는 제3대구치의 발육이 관찰되지 않았다.
제3대구치의 발육 단계를 조사한 연구들에서 양측 제3대구치의 발육 수준의 차이는 논란의 여지가 있었다. Knell 등[
32]의 연구에서는 양측 제3대구치에서 각각 26.9%, 12.8%의 발육 수준의 차이가 있음을 보고하기도 하였으나 이외의 다수의 연구들에서 좌우 발육 수준의 차이는 두드러지지 않으며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다고 하였다[
36-
38].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하악 양측의 견치, 제1, 2소구치, 제2, 3대구치의 발육 단계를 모두 조사하여 양측의 대응되는 치아의 발육 단계를 비교하였으며, 좌우 치아들의 발육 수준의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음을 확인하였다(
p > 0.05). 또한 한 환자의 좌우 치아들을 별도의 2개의 표본으로 간주하여 얻은 결과값은 좌측 치아만을 이용하여 얻은 결과값과 차이가 없었기 때문에 좌우 치아들을 별도의 표본으로 간주하여 분석하였다.
제3대구치가 A, B, C, D, E단계인 경우의 평균 연령은 각각 9.9세, 10.9세, 12.1세, 13.3세, 14.6세로 측정되었다. 이 연구에서 제3대구치의 발육 단계별 표본의 수가 가장 많은 단계인 A, B, C단계에서는 Jung과 Cho [
18]의 연구에서의 각 단계의 평균 연령인 10.0세, 11.7세, 13.3세 보다는 낮았고 Song 등[
19]의 연구에서의 각 단계의 평균 연령인 9.3세, 10.3세, 12.0세 보다는 높았다. 본 연구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두 연구의 평균 연령의 중간 정도의 수치를 나타냈고 향후 제3대구치의 단계별 연대기적 연령 분포에 참고 자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제3대구치가 D, E단계인 경우의 평균 연령은 앞서 언급한 두 연구에서 나타내는 평균 연령보다는 다소 낮았는데 이는 이 연구의 표본 수가 상대적으로 작고 연구 대상의 상한 연령이 15세였기 때문으로 설명된다.
방사선 사진에서 제3대구치의 치배가 처음 관찰되는 가장 늦은 연령은 12.8세로 확인되었다. Jung과 Cho [
18]의 연구에서는 가장 낮은 연령을 13세로 보고한 것 보다는 낮은 수치였고 Song 등[
19]이 시행한 연구에서 12세로 나타난 것 보다는 높은 수치였다. 이러한 결과를 종합하였을 때 한국인에서 12 - 13세까지도 제3대구치의 발육이 가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영구치열기의 포괄적인 교정 치료를 시작하는 시기가 평균 12세경임을 고려하였을 때[
27], 12세 이후 부정교합 및 치아 밀집에 대한 교정 치료를 계획할 경우 제3대구치의 유무를 파악하여 최적의 치료 계획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다[
26].
Lee 등[
35]이 한국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치아 발육 단계별 평균 연령과 이번 연구에서 조사한 견치, 제1, 2소구치, 제2대구치의 석회화 단계별 평균 연령을 비교하였을 때, C, D, E단계 에서는 보다 높은 연령을 F, G단계에서는 유사한 연령을 보였다. C, D, E단계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연령을 나타내는 이유는 이 연구 대상자의 포함 기준이 6세 이상이므로 해당 치아들의 6세 이전의 발육 단계는 포함하지 못하였고 표본 수 또한 적었기 때문으로 설명된다. 실제로 6 - 7세의 연령에서 각 치아의 평균 발육 단계에 해당하는 견치의 E단계, 제1, 2소구치의 D단계, 제2대구치의 C단계에서는 기존 연구에 비하여 평균 연령이 약 1년가량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 제시한 견치, 제1, 2소구치, 제2대구치의 C, D, E단계에 있는 치아들의 평균 연령을 보다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연구 대상자를 이용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제3대구치의 발육 단계와 견치, 제1, 2소구치, 제2대구치의 발육 단계를 비교한 Spearman 상관계수는 모두 0.7부근의 값을 보여, 제3대구치의 발육 단계와 견치, 제1, 2소구치, 제2대구치의 발육 단계는 높은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이는 견치, 제1, 2소구치, 제2대구치가 절치, 제1대구치와 비교 시 다소 늦은 시기에 치아 발육이 시작되며 발육하는 시기가 비교적 유사하기 때문이다[
39]. 또한 한국에서 시행된 Song 등[
23]의 연구에서는 하악 제2소구치의 치아 발육 단계가 하악 제1소구치, 견치, 제2대구치의 치아 발육 단계와 높은 상관관계가 있음을 보고하였으며, Lee 등[
31]은 연대기적 연령과 제2대구치, 제3대구치의 발육 단계가 높은 상관관계가 있음을 보고하였다. 이 연구는 기존 연구와는 달리 제3대구치와 앞서 언급한 나머지 치아들의 발육 단계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비교 대상이 된 치아들 모두 제3대구치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으며 상관계수는 제2대구치, 제2소구치, 제1소구치, 견치의 순서로 높게 나타났다. 이는 하악 치열에서 치아 발육 단계의 순서와 일치하며 제2대구치가 제3대구치와 가장 높은 상관계수를 보인 이유는 비교 대상이 되는 다른 치아들에 비하여 가장 늦게 발육하기 때문으로 설명된다.
제3대구치의 초기 발육 단계에서 견치, 제1, 2소구치에서는 F단계가, 제2대구치에서는 D, E단계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제3대구치가 처음 관찰되는 0단계에서 중위수는 견치, 제 1, 2소구치에서 6으로 F단계, 제2대구치에서는 5로 E단계였다. 제3대구치가 0단계일 때 견치, 제1, 2소구치, 제2대구치의 치아 발육 단계를 누적하여 확인해 본 결과, 해당 단계에서 이전 발육 단계와 비교 시 그 비율이 급격히 상승하였다. 따라서 견치, 제1, 2소구치의 발육 단계가 F단계, 제2대구치의 발육 단계가 E단계 이후에도, 제3대구치가 관찰되지 않으면 제3대구치의 결손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할 수 있으며, 이러한 상황에서의 평균 연령은 9.41 - 10.26세였다. 이러한 조건을 만족하지 않는 경우는 500건 중에 33건으로, 93.4%의 증례에서 이러한 추정이 부합하였다. 견치, 제1, 2소구치, 제2대구치의 발육 단계를 각각 한 단계씩 낮추어 견치, 제1, 2소구치가 E단계, 제2대구치의 발육 단계가 D단계 이후로 가정을 바꾸는 경우, 제3대구치가 초기 발육 단계를 나타내는 증례의 비율은 54.0%로 감소하였으며, 이 때의 평균 연령은 7.90 - 8.82세였다. 하악 견치, 제1, 2소구치, 제2대구치 중 하나의 치아만을 제3대구치의 결손의 정에 사용하였을 때, 추정에 사용되는 치아 중 추정의 부합 정도가 가장 높은 한 개의 치아는 제2소구치였으며, 제2소구치가 F단계일 때를 기준으로 한 경우의 추정 부합도는 92.8%로 4개 치아 전부를 포함한 경우와 큰 차이가 없었다. 그 다음으로 높은 추정 부합도를 보인 치아는 제2대구치였으며, 제2대구치가 E단계일 때를 기준으로 한 경우의 추정 부합도는 81.6%이었다. 제3대구치와의 상관계수가 제2대구치에서 가장 높았지만 제2소구치에서 가장 높은 추정 부합도를 보인 이유는 제3대구치가 처음 관찰될 때 견치, 제1소구치, 제2대구치보다 제2소구치에서 특정 단계의 비율의 분포가 높았기 때문이다.
이 연구는 후향적 분석으로 조사 대상이 특정 기간 내에 서울대학교치과병원에 내원한 환자에 국한되어 연구 집단의 편향성이 발생할 수 있어 한국인 전체를 대표하기에는 부족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또한 이번 연구는 연구의 대상을 하악 양측 제3대구치의 치배가 모두 관찰되는 환자로 제한하여 제3대구치가 결손인 환자와의 비교가 불가능하였다. 한국인의 제3대구치의 석회화 정도를 조사한 Lee 등[
17]의 연구에서 하악 우측 제3대구치와 좌측 제3대구치의 결손율은 각각 18.4%, 17.8%로 보고하였으나, 본 연구 대상자에서는 하악 제3대구치의 결손이 거의 관찰되지 않았다. 이는 특정 시기의 파노라마 영상만을 포함한 것이 아니라, 한 환자 내에서 연속적으로 촬영한 파노라마 영상을 모두 스크리닝하여 늦게 발육을 개시하는 제3대구치를 모두 포함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 연구에서 견치, 제1, 2소구치, 제2대구치가 C, D, E단계에 있는 경우는 파노라마 영상의 수가 적어 해당 시기의 평균 연령을 보다 정확히 확인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하악 제3대구치가 결손인 경우와 비교를 진행하고, 견치, 제1, 2소구치, 제2대구치의 각 발육 단계에서의 연령을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서는, 더욱 많은 수의 대상자를 포함하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