Ⅳ. 총괄 및 고찰
소아치과 영역에서 적절한 행동조절법을 통해 환자의 협조를 얻는 것은 성공적인 치료결과를 위한 중요한 요소이다. 치과치료 시 행동조절 방법은 심리적 접근법, 물리적 접근법, 약물을 이용한 진정법, 전신마취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통상적인 방법으로 행동조절이 가능하나 특이한 치과질환을 앓고 있거나, 치료범위가 광범위한 경우, 의학적인 관리가 필요한 장애인, 불안이나 공포 때문에 치과진료를 기피하는 환자들의 치과치료는 일반적인 행동조절만으로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경우에 전신마취가 효과적인 행동조절법으로 시행될 수 있는데, 전신마취를 통한 치과치료는 환자가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치료가 이루어지므로 절대적으로 환자의 협조도가 필요하지 않으며, 환자가 통증을 느끼지 않고, 치료과정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장점이 있으며[
5], 또한 한번에 모든 치료를 시행할 수 있고, 치료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6]. 하지만 치과치료를 위해 전신마취를 시행하는 것이 국내에서는 아직까지는 생소하며, 부정적인 인식이 많다. 또한 소아환자를 위한 마취인력 및 시설이 전문적으로 갖춰진 병원이 많지 않아서 소아환자의 전신마취 하 치과치료는 흔하지 않다.
서울대학교 치과병원에서는 최근 소아환자를 위한 인력과 시설을 확충하여 많은 소아환자에서 전신마취 하 치과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연도별 환자수의 10년간 추세변화를 보면 2011년 10월 소아치과 환자를 위한 전신마취 전문인력과 시설의 확충 후 환자수가 더욱 증가하였고, 평균적으로 매년 약 300명 이상의 환자가 전신마취 하에 치과치료를 진행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 성별은 남자가 805명(60.9%), 여자가 517명(39.1%)으로 여자에 대한 남자의 성비는 1.6 : 1로 남자가 더 많았다. 이 결과는 Lee 등[
7]의 연구의 결과(1.7 : 1)와 유사한 결과이다. Choi와 Park[
8]의 연구에 따르면 여자 보다 남자 어린이에서 치과치료에 대한 불안도가 더 높다고 보고되었으며, 본 연구에서도 남자에서 불안감으로 인해 협조도가 부족한 경우가 많았을 것으로 사료된다. 환자의 연령은 만 1세부터 17세까지 분포하였고, 5세에서 10세 미만이 771명(56.0%)으로 가장 많았으며, 1세에서 5세 미만이 462명(33.5%), 10세에서 15세 미만이 127명(9.2%), 15세이상 18세 미만이 18명(1.3%)이었다. 평균 연령은 5.9세였다.
연령에 따라 주된 치료내용은 다르게 나타났는데, 5 - 9세에서는 외과적 치료가 63.9%로 가장 많이 차지한 데에 반해 나머지 연령 군에서는 우식 치료가 가장 많이 나타났으며, 이는 주로 5 - 9세 때 외과적 치료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과잉치 발거와 이소맹출에 의한 자가치아이식술 및 치아 견인을 위한 골개창술이 시행되기 때문으로 사료된다.
2001년도에 발표된 서울대학교 소아치과에서 시행된 전신마취에 대한 Kim 등[
9]의 연구와 비교해보았을 때, 2001년의 경우 11 - 20세가 57%로 가장 많은 분포를 차지한 것에 반해 이번 연구에서는 0 - 4세 33.5%, 5 - 9세 56.0%로 10세 미만이 89.5%를 차지하여 전반적인 연령분포가 낮아졌음을 나타냈다. 2001년 Kim 등[
9]에 따르면 과거에는 10세 미만의 아이들의 경우 주로 진정법을 통해 치과치료를 시행하였으나, 본 연구에서는 전신마취 하 치과치료를 시행한 환자 중 10세 미만의 환자 비율이 89.5%로, 이전과 비교하여 전신마취 하 치과치료의 대상의 범위가 넓어진 것으로 사료된다.
본 연구에서 장애가 없지만 협조도가 좋지 않은 환자의 비율이 62.6%로 대다수를 차지하였고, 그 비율은 점차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으며, 장애가 있는 환자의 비율보다 장애가 없는 환자의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 또한 미국마취과학회에서 전신마취의 위험도를 평가하여 전신마취 방법을 결정하는데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기준인 신체상태분류법(ASA) 분포를 조사하였을 때, 2001년 Kim 등[
9]의 연구에서는 ASA 1등급이 27%, ASA 2등급 이상이 73%로 ASA 2등급 이상이 대다수를 차지하여 ASA 1등급과 ASA 2등급 이상의 비율이 1 : 2.7이었는데 반해, 본 연구에서는 ASA 1등급이 67.8%, ASA 2등급 이상이 32.2%로 그 비율이 2.1 : 1로 나타나, 과거에 비하여 ASA 2등급 이상인 환자의 비율은 감소하고 ASA 1등급 환자의 비율이 증가하였다. 이전에는 심한 장애가 있거나, 심한 전신질환이 있는 환자가 주로 전신마취 하 치과치료의 대상이 되었으나, 최근에는 전신적으로 건강하지만 협조도가 좋지 않거나, 침습적 혹은 광범위한 치료를 필요로 하는 환자들이 행동조절법으로 전신마취를 받는 비율이 증가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는 소아치과에 전신마취 전문 인력과 시설이 확충되었을 뿐만 아니라 치과의사와 보호자가 전신마취를 소아환자의 치과치료를 위한 행동조절의 한 방법으로 인식하며, 보호자들의 구강건강관리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였기 때문으로 사료된다.
본 연구에서 ASA 등급에 따라 주된 치료내용의 양상이 다르게 관찰되었다. ASA 1등급의 경우 주된 치료가 외과적 치료로 60.5%를 차지한 반면에 ASA 2등급 이상에서는 치아우식증 치료가 84.8%로 가장 많이 차지했다. 이는 장애가 있는 환자의 경우 구강위생관리가 어렵고, 협조도가 부족하여 치아우식증 치료 시 일반적인 행동조절만으로는 불가능한 경우가 많아 행동조절법으로 전신마취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생각된다.
치아우식증 치료의 1인당 평균 치료내용은 건강한 환자와 장애가 있는 환자에서 비슷하게 나타났는데, 이는 전신마취를 행동조절법으로 선택할 때 치아우식증 치료의 경우 환자의 협조도 부족뿐만 아니라 치료부위가 광범위한 환자를 먼저 고려하기 때문으로 사료된다.
Tyger 등[
10]은 전신마취를 통해 유아기 우식증을 치료한 후 2년 내에 절반이상의 비율에서 새로운 치아우식이 관찰된다고 보고하였다. 또한 Savanheimo와 Vehkalahti[
11]에 의하면, 전신마취 하 치아우식증 치료를 받은 후 2년 이내에 53 - 79%의 치아우식증 재발률이 관찰되었다. 이와 같이 전신마취 하에 치과치료를 받은 후에도 치아우식증은 재발할 수 있으며, 추가적인 처치가 필요할 수 있다. 특히 협조도가 매우 부족하거나 장애가 있는 환자의 경우 비교적 간단한 처치를 시행할 때에도 전신마취가 필요할 수 있어 때로는 전신마취를 2회이상 시행하는 경우도 있다. 본 연구에서는 전신마취를 1회 시행한 경우가 96.6%였으며, 2회를 받은 경우는 2.8%, 3회를 받은 경우 0.5%, 6회를 받은 경우가 0.1%이었다. 2회이상 전신마취를 시행한 경우는 84.4%에서 전신질환이 있는 환자였다. 이는 장애가 있는 환자의 경우 협조도의 부재로 인해 구강위생관리가 힘들기 때문에 치아우식증의 재발이 더 많이 발생하고, 장치 장착과 같은 비교적 간단한 처치 시에도 일반적인 행동조절로는 시행하기가 어렵기 때문으로 사료된다.
치과치료를 위해 전신마취를 시행할 때는 환자의 전신상태에 따라 병원에 입원이 필요할 수 있으며, 이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계획된 치료를 시행하기 이전에 적절한 병력청취와 신체검사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건강한 환자의 경우 전신마취를 위해 입원하는 것은 환자와 보호자에게 부담이 될 수 있어, 오늘날 치과에서는 입원하지 않고 당일에 귀가하는 외래 전신마취가 증가하고 있다. 외래전신마취는 안전하고, 환자의 보호자들의 만족도가 높으며, 환자의 정서장애를 최소한으로 줄여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12]. 또한 Nkansah 등[
13]에 의하면 외래 전신마취에 의한 사망률은 1.4 : 1,000,000으로 보고되었으며, 이는 입원 하에 전신마취의 사망률과 큰 차이가 없으며 치명적인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낮음을 알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1366례(99.1%)에서는 외래전신마취로 진행되었고, 12례(0.9%)에서만 입원하여 진행되었으며, 12례 모두 ASA 2등급 이상이었다.
전신마취 후에 특이할 만한 합병증은 나타나지 않았으며, 오직 6례에서만 전신마취의 유지 어려움으로 인해 치료를 중단하였다. 외래전신마취 후 추가적인 입원을 요하는 경우는 0.2 - 5%로 알려져 있으며 가장 흔한 이유는 4시간 이상의 장시간 지속되는 전신마취에 의한 것이라고 보고되었다[
14]. 가장 흔한 전신마취 후 경미한 후유증은 메스꺼움과 구토로 연구에 따라 15 - 21%로 다양하게 보고되고 있다[
12]. 본 연구에서는 입원을 요할 정도의 합병증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는 전신마취를 위한 전문시설이 확충되었고 최신 마취약제가 임상에 도입되어 사용되었으며, 전문인력 하에 철저한 술 전 평가와 술 중 모니터링 및 적절한 술 후 관리로 인한 것으로 생각된다. 현재 서울대학교치과병원 소아치과에서는 전신마취 시행 환자의 전신상태에 따라 1 - 3개월 전 병력청취, 혈액검사 및 필요 시 의과적 자문 확인 등을 포함한 술 전 평가를 시행하여 입원여부를 결정하며, 외래 전신마취로 시행한 경우에는 치료가 끝난 후 환자를 회복실로 이동시키고, 환자의 의식이 회복될 때 까지 산소를 투여하며, 환자 스스로 움직이고, 수분섭취를 하게 하여 환자가 일상 생활을 하는데 지장을 받지 않을 정도로 회복이 이루어지면 퇴원을 결정한다. Park 등[
15]의 연구에 따르면 성인의 경우 회복실에서의 회복 시간이 평균적으로 133분인데 반해 소아 환자의 경우 59분으로 성인에 비하여 소아환자에서 회복이 빠르지만, 마취 시간과 퇴원 기준을 모두 고려하여 신중히 퇴원을 결정해야 할 것이다.
소아환자의 행동조절법으로 전신마취에 대한 인식은 말 - 시범 - 시행과 같은 심리적인 방법과 약물을 이용한 행동조절법보다 부정적이다[
16]. 하지만, 전신마취 하 치과치료는 한번에 모든 치료를 시행할 수 있으며, 치료의 효율성을 높여줄 뿐만 아니라 환자의 구강건강과 관련된 삶의 질을 개선시킨다[
17]. 따라서 치료내용이 광범위하고 치과치료에 대한 불안과 공포 및 신체적, 정신적 장애로 인해 행동조절이 어려운 경우에 전신마취가 대안이 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지난 10년간 전신마취 횟수가 증가했고, 이전에 시행된 연구와 비교했을 때 전반적인 연령분포가 어려졌으며, ASA 1등급 환자의 비율이 증가했음을 확인했다. 이는 소아치과영역에서 행동조절법 중 하나로 전신마취의 활용 범위가 넓어진 것으로 생각되며, 이러한 변화는 전신마취를 위한 시설의 확충뿐만 아니라 술자 및 보호자의 전신마취에 대한 인식의 변화에 의한 것으로 사료된다. 추후 전신마취 하 치과치료에 대한 보호자의 인식 및 구강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에 관한 조사가 이루어진다면 소아치과의 추세변화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며, 이러한 추세변화에 발맞춰 전신마취가 소아치과영역에서 행동조절법의 하나로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시행될 수 있을 것이다.